2021년 11월 27일 토요일

매크로에 대한 글을 적다

https://green-labs.github.io/the-macro

이직한지 6개월이 되는 시점에 드디어 기술블로그를 올리게 되었다. 입문자를 위해 자세한 설명을 적거나 하진 않았지만 최소한 말로 약만 파는 것이 아니라, 나의 코드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개발자는 코드로 말하는 것이 기본이니까.

LISP 매크로는 개발자에게 만지기 어려운 무서운 기술처럼 보이는가보다. 실제로 쉽지는 않다. 
주류의 인사들은 '매크로를 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쓰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그 만큼 매크로는 과한 기술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과한 기술이라고 쓰지말라고 하는 것은 웃기다.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할 때 과하게 사용하니까 말이다. 즉, 이 말은 나에게 '넌 잘 모르니까 쓰지마' 라는 말로도 들린다.

매크로를 쓰지 말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개인의 이해도만이 이유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겠다.

어떤 기술이던 이해하지 못하고 쓰면 화를 면치 못한다. 반복문/조건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쓴다면 안전할까? 죽음이 무서운 이유는 우리가 죽음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듯이 매크로가 어둠의 기술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그 만큼 매크로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매크로는 죽음과 다르게 다행스럽게도 관심이 있으면 이해할 수 있다. 즉, 매크로가 두려운 이유는 매크로를 온전히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나의 마음일 것이다.

난 권위에서 오는 말을 좋아하면서도 싫어한다. 여러 잠언들은 때때로 나를 편안하게 하지만 어떤 문장들은 맞는 말 같으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때 '권위자'라는 단어는 그 갸우뚱하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알아서 고개를 숙이거나 주위에서 숙이도록 강요하게 하는 힘이 있다.

'매크로를 쓰지말라' 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매크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C, LISP의 매크로는 모두 컴파일러가 미리 만들어놓은 룰을 초월한다. 

이 초월하는 힘을 처음 접한 나는 다음과 같은 경험을 하였다.  
첫째, 내가 한번 휘두른 이 힘이 어디까지 닿는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둘째, 기존의 힘이 무색함을 느낄 수 있다.
셋째, 결국 강력한 이 힘에 집착하게 된다.

아마 구루들은 세번째에 이르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구루들의 "매크로를 잘 쓰는 방법은 쓰지 않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에 대한 숨겨진 또다른 의도는 아래와 같다고 생각한다.

"매크로는 어짜피 기어코 위험을 무릎쓰고 자유로운 힘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쓰는 기술이다. 쓰지말라고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필요없다. 어짜피 매크로를 쓰고자 하는 사람들은 나의 말이 의미 없다. 이미 쓰고 있을테니"

나는 위처럼 이해를 했다. 나는 그래서 매크로의 강력함과 위험성을 인지하고 자유롭게 쓰려고 한다. 만약에 그분들이 자신들은 그런 의미로 말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 어떤가?

그런 것들은 이미 상관없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